프로그래밍/생각

프로그래밍 국비교육을 받기 전에 해두면 좋을 것들

LuiGee 2020. 1. 31. 01:18

 벌써 학원에 들어갔던 것이 1년이 더 지났네요. 그 사이에 학원 수료도 하고 운좋게 빠르게 직장을 구해서 다니면서 새롭게 배우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새해라 그런지 커뮤니티를 다녀보면 학원을 가려는 분들이 많아보입니다. 이미 확정되고 과정 시작을 대기하는 분들도 있고 생각만 하고 아직 알아보는 분들도 있는데 많은 분들이 어떤 걸 미리 해두면 좋을까, 또는 미리 무언가를 해야 하나 물어보시는 질문이 많더군요.

 

 다니기 전에 제가 했던 일들, 그리고 학원을 다니면서 느낀 점에 기반해서 어떤 것을 미리 해두면 좋을까 정리해봅니다. 저도 학원 다니기 전에 이것저것 검색을 해봤는데 의외로 경험한 분들 숫자에 비해서 자료는 많지가 않더라고요. 4개월에서 6개월 정도 짧지 않은 기간을 투자하시기 전에 참고가 될 수 있도록 정리해봅니다. 학원에서 어떤 걸 배우는지는 이쪽 글(https://luigeesmansion.tistory.com/14)에 정리해놨습니다.

 

1. 간단한 튜토리얼을 따라 해보기

 이건 정확히 말하면 받기 전에 하면 좋은 것이라기보다는 받을까 말까 결정하기 전에 추천해드리는 방법입니다. 요새 이야기를 들으면 생각보다 개발자가 되고 싶어서 교육을 받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유로 교육을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이유가 다르다고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생각보다 벽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전혀 이쪽 분야와 맞는 분이 아닌 경우, 자기가 응용하려고 생각한 분야와 전혀 다른 분야를 배워서 당황하는 경우 등 말이죠.

 

 이런 분들이라면 인터넷에 글이든 영상이든 기초 강의를 하나 쭉 따라가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강의에서 시키든 시키지 않든 배운 내용으로 정말 간단한 프로그램이라도 만들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아주 조금이라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가라는 것입니다. 어려워하는 것까지는 괜찮습니다. 초반에는 누구나 쉽지 않거든요. 하지만 전혀 재미를 느끼지 못하신다면 이건 위험 신호입니다. 여러분의 개발을 배워볼까 하는 고민은 조금 부족했던 것일 수도 있어요.

 

 또는 어려움을 느끼는 레벨이 지나치게 높으신 분들도 위험합니다. 이런 분들은 프로그래밍에는 어울리지 않는 분들일 수 있어요.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것은 파이썬, 웹 기초 등 접근이 쉬운 언어입니다. '학원은 자바를 한다는데 자바부터 배워볼까'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저도 아마 자바부터 시작했으면 지금 프로그래머로 일하고 있지 않을 것 같아요.

 

 이 영상(https://youtu.be/ThGbP9wgkz8)을 한 번 시청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반대로 이 단계에서 어느 정도 흥미를 느끼신다면 학원에서 엄청난 동기 부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 단계에서 더 나아갈 연결고리를 찾고 싶었고 그게 학원이었거든요. 학원에 가서 '이런 걸 배우면 이런 걸 만드실 수 있습니다'를 듣는 순간 불타오르는 의욕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2. 자바

 이번 글의 핵심입니다. 위에서 첫 프로그래밍으로는 자바를 추천드리지 않았지만 학원에 가기로 마음 먹으셨으면 반드시 자바를 접하고 가시는 걸 추천합니다. 제가 다닌 학원은 개강 전에 사전 자바 수업도 진행을 했었습니다.

 

 물론 제가 배운 웹 개발 코스 기준입니다. 웹 개발이 아닌 경우는 다른 언어가 주일 수 있고 그 경우는 그쪽 언어를 한 번 접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아마 맥락은 똑같을 거예요.

 

 학원에서 가장 높은 벽은 초반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초반에 자바를 배우거든요. 아예 처음 배우는 분은 최근 유행하는 언어에 비하면 진입 장벽이 높은 자바를 따라가는데 벅차고 파이썬, 자바스크립트, 루비 등으로 접한 분들도 자바의 상대적 딱딱함과 모든 것이 클래스인 구조에 헤매기 마련입니다. 문제는 이 때 프로그래밍 전반에 통하는 지식도 같이 배우고 모든 단계에서 자바를 활용한다는 점입니다.

 

 1차는 자바만 배웠으니까 당연히 자바로 모든 것을 만듭니다. 2차는 웹과 데이터베이스라 좋아했지만 자바로 서버를 구성합니다. 3차는 자바 기반의 스프링 프레임워크를 사용해서 서버를 구성합니다. 결국 자바에서 헤매버리면 학원 다니는 내내 ?만 띄우다가 끝나버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자바 예습을 강력히 추천드려요. 저는 생활코딩의 자바 강의 구판을 듣고 갔었는데 최근에 이고잉님이 새로 올리신 강의도 있습니다. (https://youtu.be/-dPXqgWQBGE) 자바는 국내에 좋은 책도 많아서 영상보다 책이 더 잘 맞는 분들은 책을 찾아보셔도 좋습니다.

 

 대신 위와 같이 처음에 듣고 모르겠다고 '아 학원 취소해야 하나' 하시면 안됩니다. 조금 익숙해지고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극초반을 수월히 넘길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좀 수월하게 넘어가시던 분들도 상속, 다형성 쯤에서는 막히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 정도는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초반에 반드시 부딪힐 벽을 최대한 덜 아프게 부딪히기 위해 준비하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너무 세게 박아버리면 거기서 끝나버릴 수도 있어요.

 

 조금 다른 이야기로 과도한 선행학습까지 하실 필요는 없어요. 그러면 수업에 흥미만 떨어지고 팀 단위로 움직일 프로젝트에서 오히려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내가 과도한 선행학습을 해버렸다 싶으면 그냥 조금 더 독학하셔서 포트폴리오가 될 프로젝트 하나 만들어 바로 취업 전선에 뛰어드시는 걸 추천합니다.

 

3. 미래 알아보기

 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학원 졸업 후 대체로 가는 회사의 연봉이나 규모 수준을 학원 수강 전에 알게 되었고 그 정도면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해서 그대로 수강했고 미리 알아본 그 정도 또는 살짝 위에 있는 정도에 입사하게 되었고 나름대로 불만 없이 다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거의 무조건 웹 개발자로 취업하게 된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 학원 준비 과정에서 웹이 재밌을 거라고 생각해서 일하는 분야도 만족하면서 다니고 있습니다.

 

 이 점은 중요한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그냥 국비로 프로그래밍 배우는 교육 정도로 알고 접근하시는 것 같습니다. 국비 프로그래밍 교육의 90% 이상은 웹 개발자로 당장 중소기업 정도에 취직해서 일할 수 있는 수준의 사람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일단, 웹 개발자라는 부분입니다. 두 가지로 갈릴 텐데요. 먼저 개발자는 하고 싶은데 웹 말고 모바일 앱이나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는 분들은 별도로 더 공부하면 되는 수준입니다. 많은 분들이 웹 개발자 강의를 수료하고 실제 회사에서는 다른 개발을 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그냥 학원에서는 안 가르쳐줄 수도 있다 정도를 알고 가시면 될 것 같습니다.

 

 문제는 나는 개발자까지 바라는 건 아닌데 하시는 분들입니다. 이 분들은 독학을 추천드립니다. 지금 여러분에게 필요한 건 관심 있는 분야에 접목할 특수한 분야의 프로그래밍이지 전반적으로 다 배우실 이유가 없습니다. 필요 없는 것을 배우면 사람은 흥미가 떨어지고 금방 잊어버립니다. 그보다는 여러분들의 분야를 더 공부하시면서 '아 이 부분은 컴퓨터가 해주면 좋을텐데' 하는 부분을 찾아내세요. 그리고 그걸 하는 방법을 찾아보고 거기에 필요한 지식이 부족할 때 추가로 배우세요. 원리는 몰라도 가져다 쓰는 정도만 해도 충분합니다. 아마 여러분과 같은 고민을 한 사람이나 커뮤니티를 찾아서 도움을 받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 중소기업입니다. 이쪽은 물론 사람별로 편차가 엄청 심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이 국비교육 사업 자체가 중소기업에 특히 부족한 개발자 인력을 양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나는 학원을 시작으로 대기업 공채에 지원할 거야' 하시는 분들은 추가로 아예 다른 내용을 공부하셔야 합니다. 스타트업을 가고 싶은 분들은 대기업에 비해서는 벽이 낮지만 또 학원에서 배우는 것과는 다른 기술을 접해보셔야 합니다. 해외 취업은 외국어가 당연하고요. 일단 여러분이 가고 싶은 곳에 따라 교육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또 하나는 이 정도가 성에 차지 않을 분들입니다. 저 역시 취업 시도에서 수없이 실패한 다음에 이쪽으로 전환했고 저랑 비슷한 분들도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분들 중에는 훨씬 높은 급여와 좋은 대우를 해주는 곳들을 목표로 하던 분들도 있을 거예요. 지금은 그 정도도 괜찮아 할 수 있어도 막상 취업이 눈 앞에 닥치면 마음에 들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요. 혹시 '눈높이를 낮출' 분들이라면 자신이 정말 그래도 괜찮을지 한 번 정도는 깊게 고민해보시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마치며

 

 생각보다 이야기가 많지는 않았네요. 당연하지만 배우려고 학원 다니는 건데 그렇게까지 준비할 게 있나 싶기도 하고요. 반 년 가까이 학원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기 때문에 여행이라도 다녀오면 좋겠다는 반 농담 조언도 하나 드리고 싶네요. 학원을 잘 알아보라는 말은 자료도 많지 않고 강사 따라 학생 따라 변수가 워낙 많아서 이건 행운을 빌어요라는 말밖에 드릴 수가 없고요. 하나로 정리하면 결국 마음가짐이라는 생각도 드는군요. '내가 이걸 배우고 싶고, 그래서 미리 예습도 하고, 나중에 개발자로 꼭 일해야지' 하는 마음가짐이요. 

 

 교육 수강을 너무 막연하게 생각하셔서 전혀 모르시는 분들, 반대로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셔서 너무 많은 준비를 하려는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수강 전에 어쩌다가 하나 있는 글이 굉장히 소중했었거든요. 그런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새해를 맞아 큰 결심을 하려는 분들에게 의지가 되는 글이었으면 좋겠습니다.